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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증후군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대한 정보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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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내기 직장인의 \'과민성대장증후군\'
작성자 GBM SHOP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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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09-04-21 16: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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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957

"원장님, 토일릿 워(Toilet War)라고 아세요?"

"토일릿 워요, 직역하면 화장실 전쟁, 그게 뭡니까?"

지난해 말 어엿한 새내기 직장인이 된 한 환자가 내원해서 뚱딴지같은 소리를 합니다.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이여서 허물없이 지내는 관계지요. "어디가 안 좋아서 왔느냐?"고 제가 묻자 거꾸로 반문하는 것입니다. "스타워즈는 들어봤어도 '토일릿 워'는 잘 모르겠다"고 하자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입을 여는 것입니다.

"매일 오전 시간에 직장 안에서는 화장실 전쟁이 벌어집니다. 집에서 볼 일을 보지 못하고 출근한 직장인이 오전에 밀어내기 한판을 하려고 화장실을 찾는데 너무 사람이 몰려 화장실 잡기가 전쟁과 같다는 뜻에서 제가 붙여봤지요"

"하하하, 난 또 뭐라고"

"원장님 웃을 일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저만 그러는지 알았거든요. 전날 맥주 한잔 하면 다음날 아래 배가 사르르 아프고 쭈르륵 쏟아내지요. 한데 어느 날 운 좋게 화장실 확보해 앉아있으면 옆쪽에서 찌익찌익 설사하는 소리가 합창을 합니다. 사실 저도 그 때문에 내원했고요. 싸고 나면 속이 편해지거든요"

실없는 농담에 한바탕 웃고 나서 세밀하게 진단해본 결과 그가 앓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었습니다. 최근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라고 합니다. 특히 세계 금융 위기로 또다시 직장 안에서 고용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직장인이 실제로 겪는 고용 불안과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고 합니다.

수많은 질환들이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흔한 질병이기도 합니다. ▲식사 후 매번 복부에 가스가 찬 것처럼 팽창감이 느껴진다, ▲대변을 보고 난 후에는 복통이 없어지거나 완화된다, ▲통증이 있을 때 변을 자주 본다, ▲변이 묽게 나온다, ▲복통이 있으나 잠을 깨지는 않는다 등의 경우에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인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이 지나치게 과민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나 3개월 이상 장기간에 걸쳐서 이 같은 증세를 호소해도 대장 X선 검사 등의 결과는 정상으로 나오지요. 단지 대장에서만 운동과 분비의 항진을 볼 수 있습니다. 즉 대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점액도 많이 분비되므로 복통이 일어나고 설사와 변비를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증세가 장기간 계속되어도 혈변이 되거나 체력이 소모되는 일은 없습니다.

이처럼 고질병인 과민성대장증후군을 호소하는 환자수는 점점 늘고 있지만 현대의학적으로 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정서적 상태나 음식물, 신경물질과 독소,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에서 과도한 스트레스와 식생활의 변화를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신경을 많이 쓰는 직장인,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 완벽주의자, 평소 위장 허약자 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육체 활동보다는 정신 활동이 위주인 현대 도시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입니다.

사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재발이 반복되고 완치가 쉽진 않지만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닙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질 경우 불안과 초조, 긴장 등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의기소침해져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병증에 따라 원인을 제거하는데 중점을 두고 치료를 시행하는데 '향사온비탕'을 비롯해 '곽향정기산' '반하사심탕' 등의 약물을 투약, 치료합니다. 이들 약물들은 소화기능과 대장의 기능을 강화시키고 간의 기능을 보강시켜주는 동시에 정신적 안정을 도와주어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반하사심탕은 최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에 대하여 탁월한 항균 효과가 있음이 임상에서 확인이 된 바 있듯이 꾸준히 치료를 하면 완치도 가능합니다. 또한 여기에다 향기치료나 침 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좋겠지요.

이와 함께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식생활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에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먹었을 때 증상이 악화되는 음식물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적절한 운동과 적당한 휴식이 요구되고 항상 균형 잡힌 식사와 일정한 배변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보리밥, 콩, 옥수수, 열무김치, 여러 가지의 나물, 채소, 과일 등 고섬유질 식사를 위주로 하며 특히 술과 담배는 삼가야 합니다. 일단 과민성대장염이란 진단을 받으면 커피나 홍차 대신 인삼차를 끓여 먹는 것이 좋으며 설사가 잦고 복부에 찬 느낌이 있는 사람이라면 쑥차 등이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평소에 변이 너무 묽고 좋지 않으면 율피(밤의 속껍질)를 끓여 마시면 변이 굵어질 수 있습니다.

매일 오전마다 벌어지는 직장 내의 화장실 확보 전쟁, 서둘러 끝나길 바랍니다.

글:김양진 한의학 박사(신명한의원 원장겸 신명한방임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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